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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음악으로 읽는 세상] ‘바쿠스’ 된 베토벤

베토벤은 모두 아홉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. 그중에서 교향곡 제7번은 다른 교향곡과 성격이 좀 다르다. 너무 자유분방하고 무질서하다. 마치 베토벤이 넥타이를 풀어놓고 쓴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. 인류애와 평화라는 숭고한 메시지를 담은 '합창교향곡'의 탄생을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였을까. '합창교향곡'과 같은 걸작의 작곡에 돌입하기 전에 그렇게 엄청나게 낭비적이고 소모적인 감정의 방출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.   독일에서 이 곡이 연주되었을 때, 청중들은 베토벤이 술에 취해서 이 곡을 작곡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한다. 특히 이 곡의 4악장을 들어보면 이런 반응이 결코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. 이 악장은 첫 소절부터 너무나 산만하게 비틀거린다. 교향곡이라기보다 악기들이 제멋대로 연주하는 난장판과 같은 인상이 강하다.   사람들은 이 곡을 가리켜 베토벤의 디오니소스적인 측면이 유감없이 발휘된 곡이라고 한다.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. 언젠가 베토벤이 자기는 인류를 위해 향기로운 술을 빚는 바쿠스라고 한 적이 있는데,  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교향곡은 취기로 가득 차 있다. 그런 의미에서 이 교향곡은 베토벤의 해방구가 아니었을까.  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이런 식의 해방구는 있었다. 아무리 규율이 엄격한 사회에도 인간의 삶에 숨통을 트여주는 욕망분출의 창구는 늘 있었다. 멀리 그리스에서도 아폴로 신이 멀리 다른 나라를 시찰하려고 자리를 비운 사이 디오니소스 신을 불러다 한바탕 흐드러진 축제를 벌이곤 했다. 이 축제가 연극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. 결국 감정을 마음껏 방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자유분방한 기질이 예술을 낳았고, 이 예술이 인류를 살맛 나게 만들었으니 자유니 욕망이니 향락이니 하는 것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만은 아니다. 진회숙 /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토벤 교향곡 제7번 디오니소스적인 측면 비운 사이

2023-11-20

[독자 마당] 세상이 왜 이래?

오늘 아침도 변함없이 찬란한  햇살이 창문을 두드린다. 오늘도 세월의 한 페이지가 되겠지. 그런데 요즘은 우리가 예전에 살던 세상이 아니고 잘못 되어가는 세상이 된 것 같다. 세상에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지금 세상은 너무 변하고 달라졌다.     70년대만 해도 벌써 옛날이다. 개스를 넣으러 가면 서너 명이 달려와 개스도 넣어주고 차창도 닦아 주었다. 차 안에서 카드만 내 주고 사인만 하면 되는 세월이었다.     76년에 도둑을 맞은 적이 있다. 집을 비운 사이 물건을 훔치고 집안을 엉망으로 해놓고 갔다. 그래도 그때는 도둑들이 주인에게 들킬까 봐 조심하고 눈에 띄면 도망가던 시절이었다.     이제는 대낮에 명품백화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쳐서 유유히 나간다.  또 길 가는 사람을 밀치고 주먹질하고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엄마의 가방을 낚아채 간다. 여태껏 미국에 살면서 보지 못했던 일들이다. 범죄를 저질러도 대가를 치르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.   나훈아의 노래에 “테스 형, 세상이 왜 이래?”라는 가사가 나온다. 정말 세상이 왜 이렇게 변해 가는지 알 수가 없다.     코로나, 델타, 오미크론… 다음엔 또 무슨 바이러스가 나올까. 세살, 네살 된 증손주들이 흘러내리는 마스크를 한 손으로 치켜 올리며 엄마 손을 잡고 따라가는 모습을 볼 때 너무 안쓰럽다. 어쩌다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때에 태어났는지 싶다.     한국에서 친구가 왔는데도 못 만나고 있다. 전 같으면 금방 만나 친구들 안부도 묻고 맛있는 음식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을 텐데…. 딸이 코로나로 병원에 입원을 해도 엄마가 가 보지도 못하는 슬픈 세상이다.   정말 세상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.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시간도 곧 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금을 견디어 나가야겠다.   수지 강·라구나우즈독자 마당 코로나 델타 친구들 안부도 비운 사이

2021-12-2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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